마흔이 되어도 생각나는, 내 사랑 다미
사람은 살면서 많은 이름을 잊는다.그중엔 친구도 있고, 스쳐간 얼굴들도 있고,심지어 어떤 이름은그 사람을 좋아했던 기억마저도 흐릿해진다.그런데 이상하게도,다미라는 이름은마흔이 된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다미는 내 스무 살의 봄이었다.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캠퍼스,어색한 인사와 수줍은 눈맞춤,그리고 서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던그 모든 순간의 가운데,다미가 있었다.그녀는 유난히 맑은 눈을 가졌었다.세상을 조심스레 바라보는 눈빛이었고,가끔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해도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고개를 돌리게 만들던 그런 눈이었다.다미는 웃을 때 참 예뻤다.소리를 내지 않고 웃는 버릇이 있었고,웃으며 손등으로 입을 가리곤 했다.그 손등엔 자잘한 점이 있었는데,그 점마저도 나는 사랑했다.어쩌면, 그 손끝 하나까지..
2025.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