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해. 우리 교복의 색이 같았던 것처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시간을 보냈던 나날들. 하지만 너는 내게 단순한 친구가 아니었어. 내가 몰랐던 감정을 알게 해준, 나의 첫사랑이었지.
처음엔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어. 너와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뛰고, 쉬는 시간마다 네가 있는 곳을 찾아가고 싶고, 네가 웃을 때마다 내 기분도 따라 밝아지는 것. 우정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너와 함께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어.
기억나? 항상 우리 반 창가에서 해가 질 때까지 이야기 나누던 시간들. 다른 친구들이 떠들고 장난칠 때도, 우리는 서로의 눈을 보며 조용히 속삭였지. 너는 나에게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했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알려줬어.
그러던 어느 날, 체육 시간에 땀이 흐르던 네 얼굴이 너무 예뻐 보였던 순간이 있었어. 그때 깨달았어. 나는 너를 친구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고 있구나.
하지만 이 감정이 두려웠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심지어 너에게조차도 솔직할 수 없었어. 여고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우리는 '친구'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다 어느 날, 우린 장난처럼 서로의 손을 잡았지. 짓궂은 친구들이 "너희, 정말 친하다?"라며 놀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어. ‘친하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우리 사이에는 존재한다고.
그리고 어느 날, 교실 커튼 뒤에서 우린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가슴 뛰는 소리가 교차하던 그 순간.
하지만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너는 점점 멀어졌어. 우리 사이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무서웠을까? 아니면, 세상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걸까? 결국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피하기 시작했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졸업식 날, 마지막으로 본 너의 뒷모습. 멀어지는 네 등을 바라보며 나는 애써 눈물을 삼켰어. 그렇게 너는 나의 가장 아름다운 첫사랑으로 남았어.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나는 여전히 가끔 네 생각을 해. 넌 지금 어디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혹시 나처럼, 그때의 우리를 떠올린 적이 있을까?
언제 어디서든, 네가 행복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친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넬 수 있을까?
그때까지, 나의 첫사랑이었던 너를 가슴속 깊이 간직할게.
늘 그리운, 네가 보고 싶은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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