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건 3개월, 그렇지만 영원히 기억나는정다연이라는 그 이름

3개월이라는 시간은 짧다.
계절 하나가 바뀌기도 전에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되기엔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다.
하지만 어떤 만남은
그 짧음을 비웃듯,
오래도록 가슴 속에 머문다.

정다연.
그 이름만 떠올려도
내 마음은 괜히 조용해지고,
조금은 따뜻해진다.

우리가 만난 시간은
딱 3개월이었다.
우연히 엮인 프로젝트,
함께 일하며 매일 마주하던 순간들.
처음엔 그저 좋은 사람이려니 했고,
그 다음엔…
괜히 하루가 끝날 때쯤
그녀의 말투나 웃음이 자꾸 떠올랐다.

다연은 묘한 사람이었다.
조용하지만 단단했고,
말수가 적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깊었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말없이 따뜻한 물 한 컵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그녀와 나는
긴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며 함께한 짧은 점심시간,
버스 정류장에서 나란히 서 있던 그 몇 분,
그 모든 순간들이
마치 영화를 돌려보듯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녀는 노란색을 좋아했다.
햇살처럼 밝고 부드러운,
자신은 절대 눈에 띄지 않으려 하면서도
어딘가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3개월이 끝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길로 걸어갔다.
굳이 “잘가요” 같은 작별 인사도 없이,
그저 서로를 향해
조용히 웃어주며 돌아섰다.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가끔,
햇살 좋은 오후나
작은 노란 꽃을 볼 때면
문득 다연이 떠오른다.

그녀의 말투,
그녀의 눈빛,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던
그 부드럽던 목소리.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사람의 마음 안에는
잊히지 않는 이름이 하나쯤 남는다.
누구에게 말하지 않아도,
굳이 다시 마주치지 않아도.

내게 그 이름은
정다연이다.

3개월,
너무 짧았지만
그보다 더 길게 남아 있는 사람.

다연아,
우리는 어쩌면 스쳐갔지만
나는 네가 내 삶에 한때
고요하고 따뜻한 계절이 되어주었다는 걸
잊지 않을 거야.

언제 어디서든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내 마음을 조용히 울리는 사람,
너는 그런 사람이야.